스테인리스 배관이 부식되지 않는 이유


스테인리스강 배관은 화학 플랜트, 식음료 설비, 제약·반도체 공정 등 고내식성이 요구되는 산업 현장에서 널리 사용된다. “스테인리스는 녹슬지 않는다”는 인식이 보편적이지만, 실제로는 녹이 생기지 않도록 스스로 보호하는 능력 덕분이다. 본 포스팅에서는 그 기전과 주의사항을 간결히 정리한다.


그림 1. 크롬 산화물 수동 피막이 스테인리스강 표면을 보호한다.

1. 화학 조성: 크롬(Chromium) ≥ 10.5 %

  • 스테인리스강은 최소 10.5 % 이상의 Cr을 포함한다.
  • Cr이 대기 중 산소와 빠르게 반응해 두께 1∼3 nm의 Cr2O3 피막(수동 피막)을 형성한다.
  • 이 피막은 밀도가 높고 결함이 적어 산소·수분·이온의 확산을 차단한다.

2. 수동 피막의 특징

  • 자가 재생(Self-healing): 스크래치나 가공으로 피막이 손상돼도 노출된 Cr이 즉시 산소와 결합해 다시 피막을 만든다.
  • 안정한 화학적 전위: Cr2O3는 부동태 영역(E-pH Diagram)에서 넓은 안정 범위를 가진다.
  • 불용성·밀착성: 기본 모재와 강하게 결합돼 박리·기포가 적다.

3. 부식이 일어나는 예외 조건

수동 피막이 파괴되면 스테인리스도 부식된다. 다음 환경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 Cl 농도↑: 해수, 염소계 세정제 → 핀홀·피팅·균열 부식
  • 산화성 산·할로겐 계열 화학물: HCl, HBr, H2SO4(고농도) → 국부 부식
  • 고온·응력: 60 ℃ 이상 + 인장응력 → 응력부식균열(SCC)

4. 부식 방지를 위한 실무 팁

  1. 용도에 맞는 재질 선택
    304L < 316L < 904L ≒ 듀플렉스 < 초듀플렉스 순으로 Cl-SCC 내식성이 향상된다.
  2. 표면 청결 유지
    용접 후 픽클링·패시베이션 처리를 통해 산화피막·용접 스케일 제거.
  3. 정기 세척 및 불순물 제거
    잔류 염화물, 철분 이물질은 피막 파괴의 도화선이 된다.
  4. 음극방식(희귀)
    해양 구조물·탱크 내부처럼 극한 조건이라면 희생양극을 병행 적용.

5. 정리

스테인리스 배관의 핵심 내식성은 크롬 함유량과 수동 피막에 기인한다. 하지만 환경에 따라 피막이 약화될 수 있으므로, 적정 재질 선정·표면 처리·세척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올바른 운용을 통해 스테인리스 배관의 장기적인 무부식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